아들이 보고 싶다던 제주, 피터가 신혼여행 후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는 제주.
나는 중간에 한번 가본적이 있는데...
산천이 변할일이야 없지만 세월이 길게 흘렀으니 어떨까? 피터의 기대감은 달랐다.
총 6박 7일의 여행 중에 첫날은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곳에서...
성산 일출봉을 기억하기로 나는 신혼여행 때 아무 생각 없이 하이힐을 신고 올랐었다.
그때도 길이 잘 만들어져 있던 기억이 있는 게... 이번에도 아들 따라서 올라가 보자고 했지만,
표 까지 끊어서 입구에 오르니 보이는 계단... 아들아 난 안돼... 무릎이 걸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들과 소피아는 일출봉을 오르고 우리는 아래 산책길 같은 곳에 서서 옛 이야기 하면서
바다 구경.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렀구나....... 돌아보면 바로 어제 같기도 하고, 아니 너무 실감이 없어서
삼만 년 전 같기도 한 세월.
우리는 세월을 이야기했다.
둘째 날은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관광 시작.
섭지코지를 지나 빛의 벙커, 혼인지 수국 구경.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빛의 벙커는 음악과 더불어 굉장한 감동을 주었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모네, 르노와르, 샤갈.... 빛과 어우러진 음악이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감흥.
다만 보고 나와서 너무 자극이 강했나 나나 피터는 두통이 와서 약을 먹었고 내 컨디션은 특히 좋지 않아서
이날 투어는 택시 예약 시간보다 3시간 정도 빠르게 끝냈다.
다음날은 다시 수국을 보는 휴애리 휴양림에서부터 시작.
사실 소피아는 자연에는 너무 감동을 하고 좋아했고, 심지어는 옷 속에 수영복을 입고 있다가
바다에 가자 바로 수영을 하러 들어가기도 했지만, 젊어서 그런지 꽃은 그다지... 그런데 이날 아침은 비도 내리고
기사가 보라니 옵션이라 생각하고 그냥 시간을 보냈다.
나는 꽃을 좋아하니 빗속에 꽃구경도 나름 괜찮고.
쇠소깍에선 아이들이 땡볕인데도 배를 타고 싶대서 줄 서서 배를 타고,
피터와 나는 가이드와 커피숖에 앉아있고~
정방폭포
황우지 선녀탕에서도 아이들은 수영하는 것으로 이날의 관광을 마무리.
산책하려고 묵은 칼 호텔
신혼여행 때 들렀던 허니문 하우스를 가려고 했는데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오설록 차 농장... 여길 왜 간 건지... 사람 많고 덥고, 차밭 구경이라면 담양에서 해도 되는 건데....
나흘째 되던 날은 역시나 제주 현대미술관까지 보고 났지만 커다란 감흥은 없고...
이상하게 아이들이 즐기는 것을 보는 것이 좋고, 자연은 좋지만, 나머지는 너무 인공적이란 생각과
상업적인 모습들이 조금은 피곤한 마음이라
닷새째에는 얼른 제주 시내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제주 시내에서는 이틀을 묵었는데, 아이들이 오기 한 달 전 예약한 한라산 등반이 있어서 오히려
우리는 조금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들이 한라산 등반을 하고 오는 사이에 나는 동문시장에 들러서 한치와 딱새우 사다 먹고 쉬기~
아이들은 얼마나 기운이 넘치는지, 아침 7시에 호텔에서 나갔는데 관음사로 올랐다 성판악으로
내려와 호텔로 온 것이 3시쯤...... 날아다니는 나이인가 싶었다!
한 가지 내 판단 실수는 가이드 팁대로 내려올 땐 완만한 코스 성판악으로 내려오라는 것.
젊은 아이들은 관음사 코스가 시간 단축에도 내려오기도 더 편한 코스인데,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것이
오히려 시간도 한 시간 넘게 더 걸리고 길도 돌길이라 더 힘들었다고.
혹시나 등산 계획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조언으로 기록해둔다.
등산으로 잠시 힘들었던 아이들은 하루 지나니 생생하게 살아나서 기운이 펄펄
비행기 타고 광주를 거쳐, 담양으로!
담양 가족들을 만나는 시간.